함께 한 분들:
David Chun(대장),메아리님,오집사님 내외(청실.홍실),박윤권씨 내외,황지니님,클라라님,오로라님,애플님,설매님
그리고 우리부부(Jay & Lake)...13명
뉴욕 산사람 산악회 산우들과 함께 메인주의 카타딘을 다녀왔다.
8월 2일 새벽5:30에 뉴욕(후러싱)을 출발해서 10시간을 달려 도착한 카타딘 캠프장에서 랍스타 요리해서 먹고
린투에서 하룻밤을 자고
이른 아침(06시)에 산행을 시작했다.
정상까지 5.5마일 왕복 11마일을 10시간을 걷는 코스이다.
어느 정도 올라가니 나무도 없고(없다기보다는 '자라지 못했다'는 표현이 옳을 듯 싶다) 바위와 자갈밭길로 이어지는 알파인 존이 시작된다.
3개월정도 산행을 쉬었던 터라 오를수 있을까 했던 걱정과는 달리 선두조로 정상에 오르게 되었다.
정상까지 오르고 보니 능선으로 이어진 두개의 큰 돌산이 보인다.
수천만개의 크고작은 뾰족한 돌들을 들이부어 놓은 듯한 모습의 돌산이다.
태어나서 이런 모습의 산은 처음 본다.
그 돌과 돌사이를 건너뛰기를 서커스하듯 가다 마지막 돌무덤정상을 약 5미터 앞에두고 갑자기 오른쪽허벅지에 쥐가 나기시작했다.
가져간 상비약(81mg 아스피린) 두알을 꺼내서 씹어먹고 앉아서 주물르기를 십분정도 하다보니 조금 풀린다.
다시 일어나서 남은 돌무덤을 '정복'하고서 반대편 능선을 보니,그림으로 보았던 knife edge(칼날 능선)이 보인다.
또 다시 이곳에 올수 있을까 하는 간절함에 잠깐만이라도 저곳을 경험하고 가야지 했던 의욕을,아쉽지만 '쥐'때문에 포기하고 되돌아서 정상으로 발길을 돌렸다.
일행들과 조우해서 점심을 먹고 기념촬영도 하고 다시 하산을 시작했다.
그런데 2년전에 아팠던 왼쪽무릎에 엄청난 통증이 시작되었다.
거의 힘을 줄수 없을 지경이었다.
스틱에 온 체중을 의지하고 오른쪽 다리의 힘으로 내려오는데,잠시후 너무 무리가 되었는지 오른쪽 무릎마저 시큰거리기 시작한다.
이러다 오른쪽 무릎까지 아프면 내려오지 못할 상황까지 발생할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엄습한다.
가방을 뒤져보니 마침 진통제 한알이 있어 그걸 먹고 잠시 안정을 취한후 다시 하산을 시작했다.
살아오면서 이렇게 길게 느껴진 하산길은 또 처음이다.
고통으로 일그러진 얼굴로 내려오니 옆에 있는 아내에겐 그게 짜증으로 비쳐줬나보다.
당해보지 않은 사람이 이 고통을 어떻게 알수 있을까?
'이 또한 지나가리다'는 말을 되뇌이며 걷고 또 걸었다.
마침내 캠프로 돌아오니 말그대로 기진맥진 상태이다.
산악대장이 준비해 온 스테이크와 고등어구이로 저녁을 먹고,장작불을 가운데 두고 둘러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아쉬운 카타딘에서의 마지막 밤을 함께 보냈다.
고질적인 무릎통증을 빨리 고칠수 있는 방법을 찾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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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수 16-08-07 13:30
http://blog.daum.net/lakelee/24317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