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박사 김성권의 나트륨 혁명③소금 많이 먹으면 뇌·심장·신장에 심각한 손상
글쓴이 : 이호수   날짜 : 14-02-1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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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많이 먹으면 뇌·심장·신장에 심각한 손상

기사입력 : 2013.12.02 04:28
몸이 아파 병원에 가면 의사의 진료를 하기 전에 대개 혈압을 잰다. 고혈압이나 심혈관 질환 등의 혈압과 관련 있는 병 때문에 진료를 받으러 갔다면 이해가 된다. 그런데 배가 아프거나 어지러워서, 또는 열이 나고 목이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도 혈압을 재라고 하면 의아한 생각이 든다.
환자가 평소에 모르고 살던 고혈압을 발견해주려는 친절한 뜻이 담겨 있는 것일까? 병원에서는 혈압을 왜 재는지 상세히 설명해주지도 않는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환자들은 의례적인 절차려니 생각하고 혈압 측정을 한다. 도대체 병원에서는 왜 혈압을 재는 것일까? 언뜻 보기에 단순해 보이기도 하는 혈압 측정은 사실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혈압은 바이탈 사인(활력 징후)의 필수 요소

TV 의학드라마를 보면 수술하던 중 의사가 "바이탈 사인(vital sign)은?"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그러다 컴퓨터 모니터처럼 생긴 화면에서 움직이는 그래프 모양의 곡선을 보여주다가 기계에서 '삐~'하는 소리가 나고 그래프가 직선으로 바뀌면 환자 상태가 매우 위중하거나, 사망하는 상황이 되곤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바이탈 사인'이라고 하면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중환자들의 몸 상태를 의료진이 판단하기 위한 신호쯤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바이탈 사인'이란 중환자나 수술 환자가 아니라 살아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기본적인 생체 신호이다. 바이탈 사인을 직역하면 '활력 징후'라고 할 수 있는데, 호흡, 맥박, 체온, 혈압 등 네 가지로 구성된다. 왜 이 네 가지가 바이탈 사인이 됐는지를 알려면 의학사를 좀 알아야 한다.

사람이 사망했는지 아닌 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영화나 TV드라마 등에 보면 의사가 손가락을 목에 대보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고, 눈을 열어 보기도 한다. 손가락으로 목을 짚어보는 것은 사망하면 맥박이 뛰지 않기 때문에 이를 확인하는 것이다. 또 눈의 동공이 열리는 것도 사망의 신호가 된다. 그밖에 병원에서는 항문이 열렸는지를 확인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 기본적인 것은 숨을 쉬는 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처럼 숨 쉬는 것을 확인하는 방법은 수천 년간 사용돼왔다. 과거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코에 창호지를 대봐서 흔들리지 않으면 사망한 것으로 판단했다. 즉 숨을 쉬느냐 여부를 삶과 죽음을 가르는 기준으로 삼았다.

서울대병원 내과 가운데 가장 선임과는 소화기 내과

여담(餘談) 하나. 서울대병원 내과는 다시 소화기내과, 호흡기내과, 순환기내과, 신장내과, 감염내과, 내분비내과, 혈액종양내과, 알레르기내과, 류머티스내과 등 9개 세부 전공으로 나뉜다. 그런데 병원 홈페이지의 '진료과/의료진' 소개 코너에 들어가 보면 호흡기내과가 가장 앞에 소개돼 있다. 호흡기내과를 내과 중에서 가장 '선임과'로 대우하는 것은 서울대병원의 오랜 전통이다. 호흡이 기본이면서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반영돼 있다.

오랫 동안 의사들은 호흡과 맥박, 체온 등을 바이탈 사인으로 사용했다. 그러다 1711년 영국 목사이자 과학자였던 스티픈 헤일스가 사상 처음으로 말의 '혈압'을 측정했다.
 
 
헤일스는 말의 경동맥를 주사기로 찔러 주사기에 연결된 파이프를 통해 피가 어느 정도 높이까지 상승하는지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혈압을 쟀다. 경동맥을 찔린 말들이 모두 사망하는 바람에 사람에게는 이 방법을 적용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의학기술 발전으로 혈관 치료가 가능해짐에 따라 요즘 병원 중환자실에서도 종종 환자의 동맥을 주사기로 찔러 혈압(동맥압)을 재곤 한다. 중환자 중에는 혈압이 너무 낮아 일반 혈압계로는 측정이 힘든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중세 사람들은 심장에서 내보낸 혈액은 온 몸의 조직에 흡수된다고 생각했다. 동맥과 정맥을 잇는 모세혈관의 역할을 정확히 몰랐기 때문이다. 하비라는 과학자에 의해 심장에서 나온 혈액이 몸을 돌고 다시 정맥을 통해 심장으로 되돌아온다는 혈액순환이 증명됐다. 즉 혈액은 심장, 동맥, 정맥, 모세혈관 등 하나의 폐쇄된 혈관 시스템 안을 순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이후 의학이 점점 발전해 1896년에는 물을 이용해 혈압을 재는 방식, 즉 근대적인 혈압계가 발명됐다. 파이프를 통해 밀려 올라간 물의 높이가 190cm이면 현재의 기준으로 140mmHg, 260cm이면 200mmHg에 해당된다. 혈압계의 발명으로 항상 객관적 수치로 혈압을 잴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생명보험회사들의 질병통계가 혈압기준치 마련에 큰 기여

혈압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미국의 보험회사들이다. 이들 보험회사들은 보험가입자들의 건강과 수명 예측을 위해 혈압을 활용했다. 이 당시만 해도 혈압이 높은 사람들은 거의 속수무책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1930년대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도 고혈압(수축기 200mmHg)에 시달리다 결국 쓰러지기도 했다. 보험회사들의 혈압 데이터를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과정에서 120/80mmHg가 표준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고혈압'이란 개념은 없었고, 고혈압이 위험하다는 것도 잘 몰랐다. 1960년대 들어 제2차 세계대전 참전했던 퇴역 군인들의 혈압 관련 질환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고혈압'이란 개념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20여년 전부터 혈압이 바이탈 사인의 하나로 들어왔다.

고혈압의 기준(140/90mmHg)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사람들의 혈압을 재보면 120/80mmHg가 평균 수준이며, 정규 분포를 보인다. 혈압 데이터는 물론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인 뇌혈관, 심혈관 질환이나 망막혈관, 콩팥 혈관 등의 발병 추이에 대한 임상연구가 진행되면서 합병증 발병의 기준선이 정해졌다. 오늘날 사용하는 고혈압의 기준 140/90mmHg는 이렇게 해서 정해진 것이다. 따라서 이 기준보다 조금 낮다고 해서 혈압을 방치해두면 언제든 고혈압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위험한 순간에 처할 수도 있다.

병원에서 바이탈 사인의 하나로 혈압을 잰다고 하면, 왜 호흡이나 맥박, 체온은 측정하지 않는가 하는 의문이 들 것이다. 맥박은 혈압을 잴 때 주로 함께 확인된다. 호흡은 어떻게 확인할까? 진료실에서 의사를 처음 만나면 의사들이 대화만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환자의 호흡 상태를 살펴보고, 숨소리도 듣는다. 또 환자가 말할 때 숨이 가쁜지, 숨을 몰아쉬는 지 등을 살펴본다. 체온은 고열 등의 특별한 증상이 있을 때 잰다. 몸상태가 좋지 않으면 호흡 숫자도 너무 늦거나 빨라진다. 그래서 경우에 따라 간호사가 환자의 분당 호흡수를 확인해서 차트에 기록하기도 한다.

혈압 평균은 120/80mmHg, 고혈압은 140/90mmHg

결국 사소한 병이라도 나서 병원에 가면 의료진은 기본으로 환자의 바이탈 사인을 확인하고, 그 다음 진단을 하게 된다. 호흡과 달리 혈압은 기계로 측정하지 않으면 환자 자신은 물론, 의사도 알 수가 없다. 그래서 혈압을 재는 것이다. 혈압은 환자의 몸 상태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몸에 이상이 생기면 혈압이 정상 범위를 벗어난다. 예를 들어보자. 복통이 생기면 혈압이 떨어진다. 혈액은 우리 몸의 아픈 곳에 몰리는 경향이 있는데, 많은 혈액이 배에 몰리면 혈압이 낮아진다. 설사를 해도 맥박은 올라가고, 혈압은 떨어진다.

혈압은 병의 진행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가 되기도 하고, 혈압이 높으면 병을 만들기도 한다. 맹장염인데도 맥박이나 혈압에 별로 변동이 없다면 아직 심한 상태로 나빠지지 않았다고 추정할 수 있다. 맹장염 환자의 맥박과 체온이 올라가고, 혈압이 떨어진다면 맹장이 터져 복막염으로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콩팥의 기능이 떨어지면 고혈압이 생긴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피를 거르는 시술을 받는 말기신부전 환자의 경우는 대부분 고혈압을 가지고 있다.

몸 안의 혈관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내출혈이라고 하는데, 겉으로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환자 자신도 모를 때가 있다. 하지만 내출혈이 생기면 혈압은 뚝 떨어진다. 물론 다른 질환 때문에 병원에서 혈압을 측정하는 과정에서 고혈압이 발견되는 사례도 종종 있다. 질병이 혈압의 변동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나트륨 과다섭취 등으로 혈압이 높아지면 동맥경화증 뿐 아니라, 신장, 심장, 뇌 등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한다.
따라서 혈압을 측정해서 수치를 정확히 안다는 것은 내출혈이나 맹장염과 같은 급성 질환에 대한 정확한 진단은 물론, 고혈압, 콩팥병과 같은 만성질환의 치료와 관리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2012년 국민건강보험 통계에 따르면 단일 병상 기준 진료비 높은 질환 1위가 본태성 고혈압으로 2조2811억원, 2위 만성콩팥기능상실로 1조2722억원, 3위 급성기관지염으로 1조1311억원이었다. 고혈압과 만성콩팥병 진료비를 합친 금액(3조5533억원)은 전체 총진료비 47조8392억원의 7.4%를 차지했다. 혈압을 알고 고혈압과 만성콩팥병을 예방하는 것은 개인의 건강은 물론, 미래 세대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는 측면에서도 더 없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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