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의 아들 상우에게]
글쓴이 : 이호수   날짜 : 07-09-25 06:56  
조회 : 1,988

오랜만에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었구나.
너의 눈에 비친 아빠는 어떠했니?
항상 야단만 치는 아빠,도대체가 내 이야기는 들으려 고도 하지 않는 막무가내형 아빠,아니면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아빠로 보이진 않았니?
요즘 들어 많이 달라진 상우의 모습을 보고 아빤 속으로 많이 흐뭇해 하고 있단다.
네 스스로 컴퓨터의 게임들을 모두 삭제하고 컴퓨터와 멀어지려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그거 쉽지 않은 일인데 하면서 속으로 얼마나 대견해 하고 있는지 모른단다.
왜냐하면 아빠도 해 봐서 알거든...마약과도 같은 게임에서 스스로 손을 끊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말야.
그렇게 하나님의 존재자체를 인정하지 않던 네가,여름캠프 후 그 교회를 나가면서 스스로 하나님을 영접하고 네 삶 속의 중심으로 삼고 있는 것을 보면서,어쩌면 아빠보다 더 깊은 믿음이 네 속에서 일어나고 있지 않나 하는 부끄럼마저 가지고 있어.

그래 아빤 못난 아빠야.
여늬 아빠들처럼 좀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스포트 해 주지 못 한것도 못해서,엄마가 일하러 나간다는 핑계로 때론 설거지를 하라고 하지 않나..
맨날 공부.공부 노래만 하는 욕심쟁이 아빠에다 툭하면 소리나 지르는 결코 자랑이라곤 내세울 것이 없는 못난 아빠 이었지.
그런 아빠가 오늘 '아버지학교'에 갔다 왔어.
그런 자신의 잘못을 알고 그걸 고쳐 보고자 함이란다.
어때? 그래도 한 번 기대를 걸어 봄 직 하지 않니?
너에게 이 글을 쓰고있는 아빤 지금,진심으로 반성을 하고 있단다.
너희들을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하고,일방적인 지시나 명령이 아닌 의논상대로서의 친구같은 아빠로 바뀌고 싶단다.
그리고 항상 바쁘기 만한 아빠이지만 조금이라도 시간을 쪼개어서 너희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보도록 할께.

한꺼번에 너무 많은 약속을 하진 않을께.
그런데 이건 정말 진심이야.
이러고도 혹시 아빠가 잠시 잊어버리고 옛날의 아빠가 나오려고 하면,"잠깐만요" 하고 아빠의 기억을 되살려 줄 수 있겠니?
왜냐하면 아빤 기억력이 많이 나빠져서 가끔씩 깜빡~깜빡 하거든.

그래 네 말처럼 아빤 네가 어떤 대학을 가든 또 너의 진로를 어떻게 결정하든 순전히 너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존중해 줄 것을 약속하마.
아빠가 어떻게 바란다고 해서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스스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너의 의견과 그에 따른 너의 결정이 더 바람직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거기에는 너의 현명한 판단력에 대한 아빠의 신뢰가 함께 있단다.

엄마아빠가 항상 생활전선에 나가 있어 잘 챙겨 주지 못하는 데에도 불구하고,이렇도록 건강하고 올바르게 잘 자라 준 너희들이 너무 고맙다.
엄마아빠도 너희들에게 모범이 될수 있도록,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믿음의 사람들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마.

끝으로 아빠에게 한가지 바램이 있다면 지금보다 조금만 더 밝고,매사에 자신있고 적극적인 상우가 되었으면 해.

2007년 9월에
상우.상혁이를 사랑하는 못난 아빠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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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수 07-09-25 06:57

[아버지학교]에서 숙제로 내 준 '자녀에게 편지쓰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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